알게 된 사실
미캉
25-08-03 16:34
42
이곳은 G1지부 근처에 있는 뉴마린포드. 각 지부에서 정예만이 들어올 수 있는, 해군들에겐 무한한 영예와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군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중에는 요즘 인기가 급상승하는 코비 대령, 그의 직속 부하인 헤르메포 소령. 그리고 군 과학자이면서 해군본부 소장을 겸하고 있는 미캉이 있겠다.
지금은 그 세 명이 같이 코비의 집무실에서 차를 마시며 단비와 같은 휴식 시간을 즐기고 있다. 평소라면 각자 맡은 업무를 위해 바다 순찰이나 실험하고 있겠지만 이렇게 세 명이 동시에 쉬는 시간이 맞을 때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코비하고 헤르메포 처음 만났을 때 첫인상이 어땠어?"
미캉이 코비와 헤르메포를 본 것은 예전의 해군본부에서였으니 궁금할 법도 했다. 대충 어떻게 만났는지는 알고는 있지만 첫인상 같은 감상까지는 크게 궁금하지 않았다. 지금 미캉이 보기에는 둘도 없는 절친이니까.
"처음 봤을 때 헤르메포 씨요? 음..."
잠시 곁눈질로 헤르메포를 본 코비는 곤란하다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좋은 편은 아니었죠?"
"인마, 코비! 너무한 거 아니냐?"
그리고 팔짱을 끼며 잠시 고민하던 헤르메포가 이내 자신도 인정한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썩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여서 미캉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오-"라는 탄식을 보냈다.
"그때의 나야…. 정말 바보였으니까."
멋쩍은 듯 헤르메포는 볼을 긁적였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지금은 영웅 코비 대령에 지지 않을 만큼 멋진 해군이 되었고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미캉은 굳이 응원하는 말 같은 건 붙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코비! 너 왜 그런 재밌는 과거는 얘기해주지 않은 거야! 나한테는 과거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으면서!"
"앗, 그건 헤르메포에게 말해줄 시간이 안 났어... 그리고 지금은 잘 알고 있잖아!"
이렇게 투덕거리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미캉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저절로 띄워졌다. 요즘 자신의 절친은 무엇을 하느라 바쁜 걸까. 오늘 중으로 연락을 먼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미캉이었다.
"헤르메포하고 코비를 처음 봤을 때 생각났어! 내가 잠에 깨어날까 말까, 하는데 내가 자던 나무 아래에서 두 사람이 가프 중장님 얘기를 하는 거 있지?"
미캉이 자신의 두 눈에 투닥이는 코비와 헤르메포을 담자, 2년 전 두 사람과 만났던 벚나무가 떠올랐다. 그 당시 해군본부에서 가장 큰 벚나무. 논문을 보며 낮잠을 자던 미캉과 잠시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던 코비와 헤르메포가 처음 만났던 그 나무는 지금 뉴 마린포드에는 없지만, 지금 세 명이 같이 추억할 수 있는 장소이기에 옆에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소장님 그때, 우리 시험해 본 거지? 중장님이 괴짜라는 얘기하면서 말이야. 그 뒤에 중장님하고 같이 있는 거 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푸흐, 응. 험한 말 하면 당분간 지켜볼 생각이었지?"
"너무한 거 아냐?"
장난스레 말하는 미캉의 미소가 못내 얄미웠던지 헤르메포는 선글라스를 위로 올리며 미캉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재밌다는 쿡쿡 웃는 미캉의 모습이 코비의 눈에도 들어왔다. 그걸 헤르메포가 놓쳤리 없었다.
"그거 알아, 소장님? 대령 님말이야. 소장님한테 첫눈에 반했다?"
"엇"
헤르메포 입에서 나온 말에 코비는 깜짝 놀라며 헤르메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반응이 자신의 예상 범위가 아닌 탓에 헤르메포는 잠시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내가 쓸데없는 소리를 한 건가?
"그, 그걸 헤르메포가 어떻게 알아?"
"야, 코비...소장님이 모르는 거 아니지?"
미캉의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걸 보니 그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던 것 같아 헤르메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 간담이 서늘했네. 근데 왜 그렇게 놀라?"
"그, 그야…. 모를 줄 알았지. 내가 말해준 적도 없는걸…."
"소장님 보고 나서 다시 만나는 며칠 동안은 멍해 있던 걸 내가 모를 줄 알았던 거야? 실망인데?"
"-! 자, 잠깐만 헤르메포 씨."
코비는 다급하게 헤르메포의 입을 가리려고 했지만 거하게 실패했다는 사실을 미캉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진짜? 정말? 코비가 그랬어?"
미캉은 멍해있을 코비를 상상하더니 이내 쿡쿡 웃으며 헤르메포를 한 번 쓱 보곤 제 연인을 눈에 담았다.
"귀여웠겠다. 못 봐서 아쉬운걸."
미캉의 폭탄 같은 발언에 헤르메포의 표정이 '나 여기 있다고! 그런 얘기는 둘만 있을 때 하라고!' 가 보일 정도로 경직되어 있었다. 코비도 역시 놀란 건 마찬가지여서 잠시 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싫은 얘기는 아니어서 두 볼이 옅게 붉어져 가고 있었다.
"아…. 그…. 미안. 내가 너무…."
뒤늦게 온 부끄러움으로 열이 오른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기에 바쁜 귤 빛 소장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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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세 명이 같이 코비의 집무실에서 차를 마시며 단비와 같은 휴식 시간을 즐기고 있다. 평소라면 각자 맡은 업무를 위해 바다 순찰이나 실험하고 있겠지만 이렇게 세 명이 동시에 쉬는 시간이 맞을 때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코비하고 헤르메포 처음 만났을 때 첫인상이 어땠어?"
미캉이 코비와 헤르메포를 본 것은 예전의 해군본부에서였으니 궁금할 법도 했다. 대충 어떻게 만났는지는 알고는 있지만 첫인상 같은 감상까지는 크게 궁금하지 않았다. 지금 미캉이 보기에는 둘도 없는 절친이니까.
"처음 봤을 때 헤르메포 씨요? 음..."
잠시 곁눈질로 헤르메포를 본 코비는 곤란하다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좋은 편은 아니었죠?"
"인마, 코비! 너무한 거 아니냐?"
그리고 팔짱을 끼며 잠시 고민하던 헤르메포가 이내 자신도 인정한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썩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여서 미캉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오-"라는 탄식을 보냈다.
"그때의 나야…. 정말 바보였으니까."
멋쩍은 듯 헤르메포는 볼을 긁적였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지금은 영웅 코비 대령에 지지 않을 만큼 멋진 해군이 되었고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미캉은 굳이 응원하는 말 같은 건 붙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코비! 너 왜 그런 재밌는 과거는 얘기해주지 않은 거야! 나한테는 과거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으면서!"
"앗, 그건 헤르메포에게 말해줄 시간이 안 났어... 그리고 지금은 잘 알고 있잖아!"
이렇게 투덕거리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미캉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저절로 띄워졌다. 요즘 자신의 절친은 무엇을 하느라 바쁜 걸까. 오늘 중으로 연락을 먼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미캉이었다.
"헤르메포하고 코비를 처음 봤을 때 생각났어! 내가 잠에 깨어날까 말까, 하는데 내가 자던 나무 아래에서 두 사람이 가프 중장님 얘기를 하는 거 있지?"
미캉이 자신의 두 눈에 투닥이는 코비와 헤르메포을 담자, 2년 전 두 사람과 만났던 벚나무가 떠올랐다. 그 당시 해군본부에서 가장 큰 벚나무. 논문을 보며 낮잠을 자던 미캉과 잠시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던 코비와 헤르메포가 처음 만났던 그 나무는 지금 뉴 마린포드에는 없지만, 지금 세 명이 같이 추억할 수 있는 장소이기에 옆에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소장님 그때, 우리 시험해 본 거지? 중장님이 괴짜라는 얘기하면서 말이야. 그 뒤에 중장님하고 같이 있는 거 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푸흐, 응. 험한 말 하면 당분간 지켜볼 생각이었지?"
"너무한 거 아냐?"
장난스레 말하는 미캉의 미소가 못내 얄미웠던지 헤르메포는 선글라스를 위로 올리며 미캉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재밌다는 쿡쿡 웃는 미캉의 모습이 코비의 눈에도 들어왔다. 그걸 헤르메포가 놓쳤리 없었다.
"그거 알아, 소장님? 대령 님말이야. 소장님한테 첫눈에 반했다?"
"엇"
헤르메포 입에서 나온 말에 코비는 깜짝 놀라며 헤르메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반응이 자신의 예상 범위가 아닌 탓에 헤르메포는 잠시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내가 쓸데없는 소리를 한 건가?
"그, 그걸 헤르메포가 어떻게 알아?"
"야, 코비...소장님이 모르는 거 아니지?"
미캉의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걸 보니 그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던 것 같아 헤르메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 간담이 서늘했네. 근데 왜 그렇게 놀라?"
"그, 그야…. 모를 줄 알았지. 내가 말해준 적도 없는걸…."
"소장님 보고 나서 다시 만나는 며칠 동안은 멍해 있던 걸 내가 모를 줄 알았던 거야? 실망인데?"
"-! 자, 잠깐만 헤르메포 씨."
코비는 다급하게 헤르메포의 입을 가리려고 했지만 거하게 실패했다는 사실을 미캉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진짜? 정말? 코비가 그랬어?"
미캉은 멍해있을 코비를 상상하더니 이내 쿡쿡 웃으며 헤르메포를 한 번 쓱 보곤 제 연인을 눈에 담았다.
"귀여웠겠다. 못 봐서 아쉬운걸."
미캉의 폭탄 같은 발언에 헤르메포의 표정이 '나 여기 있다고! 그런 얘기는 둘만 있을 때 하라고!' 가 보일 정도로 경직되어 있었다. 코비도 역시 놀란 건 마찬가지여서 잠시 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싫은 얘기는 아니어서 두 볼이 옅게 붉어져 가고 있었다.
"아…. 그…. 미안. 내가 너무…."
뒤늦게 온 부끄러움으로 열이 오른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기에 바쁜 귤 빛 소장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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