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왈츠
미캉
25-06-16 22:33
31
"하나, 둘... 이거 잘 안 되네."
코비와 미캉은 곧 있을 해군의 사교댄스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어서 할 일도 잠시 미뤄놓고 맹연습 중이었다.하지만 당최 실력이 늘지가 않아. 박자를 세던 강사는 고개를 떨구었다.
두 사람 다 몸을 쓰는 사람들이니 금방 배울 거라고 생각했던 강사는 상당한 오판을 했던 것이다.
둘 다 음치, 박치는 아닌데 굉장한 몸치였던 것이다.
몇 시간을 강행군을 한 두 사람에게 무리가 갈까 봐 강사는 둘에게 쉬자고 얘기를 했지만 두 사람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코비는 하나에 집중하면 파고드는 것이 장난 없었는데, 그것은 미캉이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이런 것에선 두 사람 다 잘 통했다.
"코비, 힘들지 않아?"
"아뇨. 사실 미캉 씨랑 이렇게 붙어 있을 수 있어서 좋은 걸요."
"으이구. 정말."
미캉은 사심을 가득 담아 코비의 가슴을 주먹으로 약하게 툭 쳤다. 그렇게 말하지만 자신도 좋다는 얘기였다.
"그래도 우리 잘 출 수 있을까?"
"괜찮을 거예요. 열심히 연습하고 있잖아요."
"내가 네 발을 몇 번이나 밟았는지 모르겠다."
"하하, 괜찮아요. 아프지 않았어요."
이번 사교댄스 파티는 서로의 파트너를 데려가는 형식이었다.
많은 파트너와 추는 것이 아닌 단 한 사람과 추는 왈츠. 그래서 이번 연회에는 사귀고 있거나 곧 사귈 예정인 커플들이 많이 신청을 했다.
헤르메포의 추천으로 가게 된 두 사람은 잠시 수다를 떨고는 춤에 집중했다.
코비는 춤을 추는 건지 미캉을 안는 건지 헷갈리며 포즈를 잡았고, 미캉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자신을 맡긴다는 생각으로 왈츠에 임했다.
"음?"
강사도 이제서야 눈치챘지만 놀랍게도 처음보다 많이 나아져 가고 있었다.
* * *
사교 파티 당일 날이 되었다.
다들 힘들었던 일상에서 벗어나 온화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본 파티를 즐기러 온 듯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싱그러운 왈츠소리, 안정된 웃음, 약간의 음주와 안주를 즐기는 소리, 창밖에 걸려있는 새파란 보름달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웨이터로 참석한 헤르메포는 춤이 꽤 늘어난 코비를 칭찬했다.
"여, 대령님. 꽤 늘었습니다?"
"에이, 헤르메포 씨. 장난 하지 마."
"진짜인데, 전에는 꼭두각시마냥 굳어있더니."
그리고 미캉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소장 님도 꽤 느셨는데?"
"나도?"
"소장 님도 코비랑 오십보 백보였는데...누가 연인 아니랄까봐... 나도 서러워..."
때마침 다음 곡이 흘러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코비와 미캉은 헤르메포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고하고 무대의 한 가운데에서 자세를 잡았다.
자신들도 모르게 무대의 중앙에 오게 되었지만, 당황도 잠시.
코비와 미캉은 흐르는 시간이 잠시 멈추는 듯, 흐르는 초침 속에서 쌓아 올린 기교를 마음껏 펼쳐보았다.
잠깐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일을 하려던 헤르메포도 두 사람의 춤 솜씨에 잠시 시선을 뺏길 정도였다.
기본기가 탄탄하게 잡혀있으니 어떤 장식을 해도 당연히 멋지게 보였으리라.
그건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같았다.
- 저기, 코비 대령 옆에 있는 여성 분은 누구예요? 부관은 아닐 테고.
- 미캉 소장이라는 자인데, 무명의 해군으로 불린다는군요
- 어머, 그 무명의 해군이요? 저렇게 생겼구나.
물론 존재감이 없던 미캉에게 존재감이 생겼다는 것도 이젠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버렸다.
가프의 직속 제자이자, '록키 포트의 영웅'의 옆자리에 있으니 관심이 가는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코비는 사람들이 쑥덕이는 말을 들으며 사교파티에 가보고 싶다 했던 미캉을 떠올렸다.
미캉 씨는 존재감을 잘 어필하지 않는 사람이라, 미캉 소장이라고 하면 누군지 모르고 무명의 해군이라는 이명을 대야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답답했다.
이렇게 혁혁한 업적을 세우는 사람인데 왜 아무도 몰라주는 것일까?
하지만 이젠 이 연회장의 참석으로 많은 사람들이 미캉에 대해 많이 알고 간다.
다만 코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코비의 연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다.
미캉은 굳이 누군가의 연인이라는 수식어보단 '기초과학분석부소장이자 해군본부 소장' 미캉.
이쪽이 훨씬 잘 어울린다고 코비는 생각했다.
물론 자신의 연인이라는 수식어가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코비가 너무 인기가 많아서... 이렇게라도 내 존재를 어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네 옆에는 내가 있다고."
"괜찮으시겠어요? 앞으로 제 연인이라는 게 따라다닐텐데요."
"그것도 나쁘진 않지. 아냐, 좋아."
"당신의 이름은요? 명성은요? 당신이 얼마나 해군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응, 난 명성 같은 거 처음부터 관심 없는 걸. 이젠, 그저 사랑하는 사람하고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
"미캉 씨."
코비는 미캉에게 감은 허리를 더 꽉 조여 자신에게 가까이 오게 하곤 작게 속삭였다.
"정말로 좋아해요."
춤을 추는 도중이지만 연인에게 미소 지어줄 찬스가 없지 않았다.
미캉은 그의 미소에 화답하듯 작지만 음악처럼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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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와 미캉은 곧 있을 해군의 사교댄스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어서 할 일도 잠시 미뤄놓고 맹연습 중이었다.하지만 당최 실력이 늘지가 않아. 박자를 세던 강사는 고개를 떨구었다.
두 사람 다 몸을 쓰는 사람들이니 금방 배울 거라고 생각했던 강사는 상당한 오판을 했던 것이다.
둘 다 음치, 박치는 아닌데 굉장한 몸치였던 것이다.
몇 시간을 강행군을 한 두 사람에게 무리가 갈까 봐 강사는 둘에게 쉬자고 얘기를 했지만 두 사람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코비는 하나에 집중하면 파고드는 것이 장난 없었는데, 그것은 미캉이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이런 것에선 두 사람 다 잘 통했다.
"코비, 힘들지 않아?"
"아뇨. 사실 미캉 씨랑 이렇게 붙어 있을 수 있어서 좋은 걸요."
"으이구. 정말."
미캉은 사심을 가득 담아 코비의 가슴을 주먹으로 약하게 툭 쳤다. 그렇게 말하지만 자신도 좋다는 얘기였다.
"그래도 우리 잘 출 수 있을까?"
"괜찮을 거예요. 열심히 연습하고 있잖아요."
"내가 네 발을 몇 번이나 밟았는지 모르겠다."
"하하, 괜찮아요. 아프지 않았어요."
이번 사교댄스 파티는 서로의 파트너를 데려가는 형식이었다.
많은 파트너와 추는 것이 아닌 단 한 사람과 추는 왈츠. 그래서 이번 연회에는 사귀고 있거나 곧 사귈 예정인 커플들이 많이 신청을 했다.
헤르메포의 추천으로 가게 된 두 사람은 잠시 수다를 떨고는 춤에 집중했다.
코비는 춤을 추는 건지 미캉을 안는 건지 헷갈리며 포즈를 잡았고, 미캉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자신을 맡긴다는 생각으로 왈츠에 임했다.
"음?"
강사도 이제서야 눈치챘지만 놀랍게도 처음보다 많이 나아져 가고 있었다.
* * *
사교 파티 당일 날이 되었다.
다들 힘들었던 일상에서 벗어나 온화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본 파티를 즐기러 온 듯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싱그러운 왈츠소리, 안정된 웃음, 약간의 음주와 안주를 즐기는 소리, 창밖에 걸려있는 새파란 보름달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웨이터로 참석한 헤르메포는 춤이 꽤 늘어난 코비를 칭찬했다.
"여, 대령님. 꽤 늘었습니다?"
"에이, 헤르메포 씨. 장난 하지 마."
"진짜인데, 전에는 꼭두각시마냥 굳어있더니."
그리고 미캉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소장 님도 꽤 느셨는데?"
"나도?"
"소장 님도 코비랑 오십보 백보였는데...누가 연인 아니랄까봐... 나도 서러워..."
때마침 다음 곡이 흘러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코비와 미캉은 헤르메포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고하고 무대의 한 가운데에서 자세를 잡았다.
자신들도 모르게 무대의 중앙에 오게 되었지만, 당황도 잠시.
코비와 미캉은 흐르는 시간이 잠시 멈추는 듯, 흐르는 초침 속에서 쌓아 올린 기교를 마음껏 펼쳐보았다.
잠깐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일을 하려던 헤르메포도 두 사람의 춤 솜씨에 잠시 시선을 뺏길 정도였다.
기본기가 탄탄하게 잡혀있으니 어떤 장식을 해도 당연히 멋지게 보였으리라.
그건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같았다.
- 저기, 코비 대령 옆에 있는 여성 분은 누구예요? 부관은 아닐 테고.
- 미캉 소장이라는 자인데, 무명의 해군으로 불린다는군요
- 어머, 그 무명의 해군이요? 저렇게 생겼구나.
물론 존재감이 없던 미캉에게 존재감이 생겼다는 것도 이젠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버렸다.
가프의 직속 제자이자, '록키 포트의 영웅'의 옆자리에 있으니 관심이 가는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코비는 사람들이 쑥덕이는 말을 들으며 사교파티에 가보고 싶다 했던 미캉을 떠올렸다.
미캉 씨는 존재감을 잘 어필하지 않는 사람이라, 미캉 소장이라고 하면 누군지 모르고 무명의 해군이라는 이명을 대야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답답했다.
이렇게 혁혁한 업적을 세우는 사람인데 왜 아무도 몰라주는 것일까?
하지만 이젠 이 연회장의 참석으로 많은 사람들이 미캉에 대해 많이 알고 간다.
다만 코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코비의 연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다.
미캉은 굳이 누군가의 연인이라는 수식어보단 '기초과학분석부소장이자 해군본부 소장' 미캉.
이쪽이 훨씬 잘 어울린다고 코비는 생각했다.
물론 자신의 연인이라는 수식어가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코비가 너무 인기가 많아서... 이렇게라도 내 존재를 어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네 옆에는 내가 있다고."
"괜찮으시겠어요? 앞으로 제 연인이라는 게 따라다닐텐데요."
"그것도 나쁘진 않지. 아냐, 좋아."
"당신의 이름은요? 명성은요? 당신이 얼마나 해군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응, 난 명성 같은 거 처음부터 관심 없는 걸. 이젠, 그저 사랑하는 사람하고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
"미캉 씨."
코비는 미캉에게 감은 허리를 더 꽉 조여 자신에게 가까이 오게 하곤 작게 속삭였다.
"정말로 좋아해요."
춤을 추는 도중이지만 연인에게 미소 지어줄 찬스가 없지 않았다.
미캉은 그의 미소에 화답하듯 작지만 음악처럼 싱그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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