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님은 마왕님을 사랑해 7화
미캉
26-07-18 20:44
29
”어떻게 하는 거지?“
요즘 코비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은 「세르빈」의 소환 방법이었다. 분명히 그때 미캉이 내가 「세르빈」의 주인이 되었다고 했으니, 분명히 자신이 쓸 무기일 것을 모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 한 번 사라진 이후로는 다시 볼 수 없었다.
자신의 강함이 문제인가 싶어 열심히 훈련하고는 있었다. 분명 오러와 마나가 점점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으나 아직도 무기를 꺼내보지 못했다는 것은 뭔가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다.
‘...’
코비는 중지에 끼운 은반지를 엄지로 꾹 훑었다.
미캉이 헤어지기 전에 줬던 보석을 단순한 반지 형태로 세팅한 것이었다. 마음 같아선 왼손 약지에 끼우고 싶었으나, 그것을 본 미캉이 기분 나빠할 거 같기에 저 스스로 중지에 끼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녀가 보고 싶을 때는 반지를 만지다 보니 이젠 거의 습관처럼 그 반지를 만지는 버릇이 생긴 코비였다.
”마왕 님이라면…. 알 수 있을까?“
이런 핑계로 코비는 미캉의 앞에, 그게 안 된다면 옆에서라도, 그것조차 안 된다면 숨어서라도 서성이고 싶었다.
”보고 싶어.“
그러자 반지의 보석이 밝게 빛났다. 반지에 새겨진 마법이 발동한 듯하다. 그런데 그 빛이 너무 눈부셔서 코비는 눈을 계속 뜰 수가 없었다. 눈을 감았다가 뜨니.
”-!“
마왕이 좋아한다던 마계의 벚꽃 나무 바로 앞이었다. 코비가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나무에서 낮잠을 자는, 한 번쯤 보았던 익숙한 모습의 미캉이 보였다. 그 모습에 심장이 다시 살아나듯 쿵쾅거렸다.
‘난 정말로. 당신을…. 좋아하고 있군요.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아.’
코비의 코끝이 찡해져 눈물이 날 것 같은 위기가 올 때쯤. 미캉이 감았던 눈을 스륵 떴다.
”여기는 무슨 일이지.“
”마, 마왕…. 님.“
코비는 자신을 내려다보며 다음 말을 기다리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으면서 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을까? 잠시 할 말을 고르던 코비의 머릿속에 아까의 상황이 떠올랐다.
”마왕 님이라면. 「세르빈」의 사용법을 알 것 같아서요.“
”그런가.“
미캉은 나무에서 내려와 사뿐히 땅으로 발을 디뎠다. 그리곤 코비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코비는 미캉이 자신에게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마왕이 미캉이 그것도 모르냐며 자신을 질책할 것 같았다.
”코비, 넌 왜 기사가 되었지.“
”기사…. 요?“
오히려 평소보다 상냥한 어조에 코비는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물을 때에는 이유가 있을 것. 코비는 눈을 감고 예전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정의감에 기사가 되었습니다. 물론, 집안의 가풍도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정의감만은 아닙니다. 제가 살아왔고 살아갈 이 땅을. 저를 도와준 사람을,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습니다. 제 모든 걸 바꿔서라도.“
그러자 코비의 앞에 작은 구의 밝은 빛이 생기더니 얼마 전에 보았던 세르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시 빛의 모습으로 돌아가더니 점차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다.
”마, 마왕 님…. 이건 대체.“
”「세르빈」은 인간을 지키기 위해 ‘그’가 두고 간 것.“
미캉의 얼굴에 상냥한 봄이 찰나의 순간처럼 지나갔다. 하지만 코비는 모습이 변하는 「세르빈」에 정신이 팔려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넌 스태프보단 그 모습이 더 편하겠지.“
미캉이 손가락을 튕기자 「세르빈」은 완전한 검의 모습이 되었다. 코비는 공중에 떠있는 「세르빈」을 쥐었다.
”와.“
깃털처럼 가벼웠다. 하지만 절대로 가볍지만은 않은 검이었다. 지금의 그랜드 마스터 급인 코비 오러를 잘 소화하고 있었으니.
”이제 「세르빈」은 너만의 무기다. 그것은 평소에는 이(異)공간에 존재하다가 네가 염원하면 나타날 것이다.“
”감사합니다. 마왕님.“
”하지만 지금으로는 부족하군.“
그녀는 말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마기와 마력을 뿜어 정원을 가득 메웠다.
코비는 처음 그녀와 싸웠던 때가 머릿속에 떠올라 온몸에 순식간에 오러를 씌웠다.
아무래도 실전인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장소가 순식간에 정원이 아닌 훈련장 같은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미캉이 손을 위로 올리자, 마기와 마력이 한데 뭉쳐져 태양만큼 부풀어 올랐다가 점 하나로 압축되었다.
하늘로 올라간 그것은 코비에게 매서운 우박을 쏟아 내리듯 무작위로 그를 향해 궤도를 그렸다.
코비는 자신의 오러를 사용하여 방어막을 만들고, 쳐내거나 흘려버리는 식으로 공격에 대응하고 있었다.
”이걸 버틸 정도는 되는가.“
처음과 비교하면 꽤 강해진 코비였지만, 마왕인 미캉 앞에선 여전히 큰 벽을 느끼고 있었다. 공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중압감은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방어 위주의 공격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그, 그렇지만….“
”네 공격에 한 끝이라도 다칠 내가 아니다.“
”네!“
코비는 굳게 마음을 먹고 다시 훈련에 임했다. 언젠가 코비가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기술.
코비가 오러를 둘러 「세르빈」으로 일으킨 돌풍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미캉의 공격을 상쇄하고 그녀를 공격하기 위해 남은 힘을 붓고 있었다.
”...!“
미캉은 전처럼 손가락을 튕겨 공격을 반사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사용해 코비의 공격을 중화시켰다. 그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조금은 성장한 건가.“
미캉의 말에 코비는 환하게 웃었다. 미캉이 자신을 인정해 준 것 같았다.
마냥 기뻤지만, 지금은 그것을 잠시 뒤로 미뤘다. 미캉에게 배우는, 그녀와 함께하는 이 시간은 지금뿐이니까.
◈
코비가 돌아가고 나니 어느새 마계의 하늘에는 세 개의 달이 드리웠다. 미캉은 달을 바라보며 바람을 타로 살랑이는 머리카락을 정리하였다.
”... 그냥 ‘그’의 환생일 뿐인데.“
코비의 ‘그’의 환생체이며 전혀 다른 존재임을 미캉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
그’의 512번째 환생체를 마주할 때도 아무렇지 않았던 심장이 왜 지금을 이렇게 술렁이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서 그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 이번에 올 위기를 잘 넘겨서 죽지 않고 오래도록 자신의 천수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지만 그 ‘위기’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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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비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은 「세르빈」의 소환 방법이었다. 분명히 그때 미캉이 내가 「세르빈」의 주인이 되었다고 했으니, 분명히 자신이 쓸 무기일 것을 모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 한 번 사라진 이후로는 다시 볼 수 없었다.
자신의 강함이 문제인가 싶어 열심히 훈련하고는 있었다. 분명 오러와 마나가 점점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으나 아직도 무기를 꺼내보지 못했다는 것은 뭔가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다.
‘...’
코비는 중지에 끼운 은반지를 엄지로 꾹 훑었다.
미캉이 헤어지기 전에 줬던 보석을 단순한 반지 형태로 세팅한 것이었다. 마음 같아선 왼손 약지에 끼우고 싶었으나, 그것을 본 미캉이 기분 나빠할 거 같기에 저 스스로 중지에 끼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녀가 보고 싶을 때는 반지를 만지다 보니 이젠 거의 습관처럼 그 반지를 만지는 버릇이 생긴 코비였다.
”마왕 님이라면…. 알 수 있을까?“
이런 핑계로 코비는 미캉의 앞에, 그게 안 된다면 옆에서라도, 그것조차 안 된다면 숨어서라도 서성이고 싶었다.
”보고 싶어.“
그러자 반지의 보석이 밝게 빛났다. 반지에 새겨진 마법이 발동한 듯하다. 그런데 그 빛이 너무 눈부셔서 코비는 눈을 계속 뜰 수가 없었다. 눈을 감았다가 뜨니.
”-!“
마왕이 좋아한다던 마계의 벚꽃 나무 바로 앞이었다. 코비가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나무에서 낮잠을 자는, 한 번쯤 보았던 익숙한 모습의 미캉이 보였다. 그 모습에 심장이 다시 살아나듯 쿵쾅거렸다.
‘난 정말로. 당신을…. 좋아하고 있군요.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아.’
코비의 코끝이 찡해져 눈물이 날 것 같은 위기가 올 때쯤. 미캉이 감았던 눈을 스륵 떴다.
”여기는 무슨 일이지.“
”마, 마왕…. 님.“
코비는 자신을 내려다보며 다음 말을 기다리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으면서 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을까? 잠시 할 말을 고르던 코비의 머릿속에 아까의 상황이 떠올랐다.
”마왕 님이라면. 「세르빈」의 사용법을 알 것 같아서요.“
”그런가.“
미캉은 나무에서 내려와 사뿐히 땅으로 발을 디뎠다. 그리곤 코비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코비는 미캉이 자신에게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마왕이 미캉이 그것도 모르냐며 자신을 질책할 것 같았다.
”코비, 넌 왜 기사가 되었지.“
”기사…. 요?“
오히려 평소보다 상냥한 어조에 코비는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물을 때에는 이유가 있을 것. 코비는 눈을 감고 예전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정의감에 기사가 되었습니다. 물론, 집안의 가풍도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한 정의감만은 아닙니다. 제가 살아왔고 살아갈 이 땅을. 저를 도와준 사람을,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습니다. 제 모든 걸 바꿔서라도.“
그러자 코비의 앞에 작은 구의 밝은 빛이 생기더니 얼마 전에 보았던 세르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시 빛의 모습으로 돌아가더니 점차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다.
”마, 마왕 님…. 이건 대체.“
”「세르빈」은 인간을 지키기 위해 ‘그’가 두고 간 것.“
미캉의 얼굴에 상냥한 봄이 찰나의 순간처럼 지나갔다. 하지만 코비는 모습이 변하는 「세르빈」에 정신이 팔려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넌 스태프보단 그 모습이 더 편하겠지.“
미캉이 손가락을 튕기자 「세르빈」은 완전한 검의 모습이 되었다. 코비는 공중에 떠있는 「세르빈」을 쥐었다.
”와.“
깃털처럼 가벼웠다. 하지만 절대로 가볍지만은 않은 검이었다. 지금의 그랜드 마스터 급인 코비 오러를 잘 소화하고 있었으니.
”이제 「세르빈」은 너만의 무기다. 그것은 평소에는 이(異)공간에 존재하다가 네가 염원하면 나타날 것이다.“
”감사합니다. 마왕님.“
”하지만 지금으로는 부족하군.“
그녀는 말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마기와 마력을 뿜어 정원을 가득 메웠다.
코비는 처음 그녀와 싸웠던 때가 머릿속에 떠올라 온몸에 순식간에 오러를 씌웠다.
아무래도 실전인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장소가 순식간에 정원이 아닌 훈련장 같은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미캉이 손을 위로 올리자, 마기와 마력이 한데 뭉쳐져 태양만큼 부풀어 올랐다가 점 하나로 압축되었다.
하늘로 올라간 그것은 코비에게 매서운 우박을 쏟아 내리듯 무작위로 그를 향해 궤도를 그렸다.
코비는 자신의 오러를 사용하여 방어막을 만들고, 쳐내거나 흘려버리는 식으로 공격에 대응하고 있었다.
”이걸 버틸 정도는 되는가.“
처음과 비교하면 꽤 강해진 코비였지만, 마왕인 미캉 앞에선 여전히 큰 벽을 느끼고 있었다. 공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중압감은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방어 위주의 공격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그, 그렇지만….“
”네 공격에 한 끝이라도 다칠 내가 아니다.“
”네!“
코비는 굳게 마음을 먹고 다시 훈련에 임했다. 언젠가 코비가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기술.
코비가 오러를 둘러 「세르빈」으로 일으킨 돌풍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미캉의 공격을 상쇄하고 그녀를 공격하기 위해 남은 힘을 붓고 있었다.
”...!“
미캉은 전처럼 손가락을 튕겨 공격을 반사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사용해 코비의 공격을 중화시켰다. 그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조금은 성장한 건가.“
미캉의 말에 코비는 환하게 웃었다. 미캉이 자신을 인정해 준 것 같았다.
마냥 기뻤지만, 지금은 그것을 잠시 뒤로 미뤘다. 미캉에게 배우는, 그녀와 함께하는 이 시간은 지금뿐이니까.
◈
코비가 돌아가고 나니 어느새 마계의 하늘에는 세 개의 달이 드리웠다. 미캉은 달을 바라보며 바람을 타로 살랑이는 머리카락을 정리하였다.
”... 그냥 ‘그’의 환생일 뿐인데.“
코비의 ‘그’의 환생체이며 전혀 다른 존재임을 미캉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
그’의 512번째 환생체를 마주할 때도 아무렇지 않았던 심장이 왜 지금을 이렇게 술렁이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서 그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 이번에 올 위기를 잘 넘겨서 죽지 않고 오래도록 자신의 천수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지만 그 ‘위기’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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