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놀이공원
미캉 26-04-29 14:48 5
오늘은 그토록 염원하던 데이트가 있는 날. 코비와 미캉은 손을 잡고 서로를 바라보며 배시시 미소 짓는다. 뭘 할까, 대화를 나누며 도착한 곳은 놀이공원. 휴가를 겨우 같은 날에 잡아 온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헛되이 보내지 않으리라 마음먹으며, 미캉은 입구의 직원에게 입장권 두 장을 내밀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놀이공원 앞으로 들어온 미캉은 코비의 얼굴을 빼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어디 먼저 갈까?”
“글쎄요…. 미캉 씨는 둘러보고 구경하는 거 좋아하니까….”
“헤헤. 좋아.”
미캉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던 코비가 무언가를 발견하곤 평소의 코비와 드물게 그녀의 손을 잡고 앞장섰다. 두 사람의 발길이 닿은 곳은 기념품 가게였다.
“응? 여기는 왜?”
“이게 빠질 수 없잖아요.”
코비는 미캉에게 하얀 토끼 귀 머리띠를 씌웠다.
“...귀엽네요.”
코비의 작은 속삭임도 놓치지 않은 미캉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자기 연인을 바라보았다.
“아이. 정말….”
이대로 질 순 없지. 미캉도 역시 코비에게 분홍색 토끼 귀 머리띠를 건넸다.
“코비도 같이 쓰자, 응?”
코비는 미캉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미캉 씨에겐 멋지게만 보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차마 미캉이 준 머리띠를 거절할 수 없어서 그대로 제 머리에 얹었다.
“윽, 토끼 코비 너무 귀여워…. 잘 골랐다!.”
“하하, 미캉 씨가 마음에 들어 해서 기뻐요.”
“우리 이제 정원 갈까? 장미 정원이 유명한 곳이긴 한데, 다른 꽃들도 많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5월. 장미가 한창 자신의 자태를 뽐낼 시기이다. 미캉과 같이 정원으로 가는 코비는 미캉에게 자신이 찾아보니 장미 정원도 있고 다른 꽃들도 많이 있다고 하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와….”
역시나 장미가 잔뜩 피어있었다. 미캉은 몇 발짝 앞으로 가선 활짝 자신의 미모를 뽐내는 장미들을 배경으로 두고 뒤돌아 제 연인을 확인했다. 수채화 같은 장미들 사이에 미캉의 미소가 있어 코비는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미캉 씨. 사진 찍어드릴까요?”
“그럴까?”
미캉은 포즈를 취하려다가 자신을 찍은 코비를 보고 멈칫했다.
“음, 모처럼 데이트인데…. 같이 찍자, 응?”
코비는 멋쩍게 웃으며 지나가던 행인에게 정중히 부탁했다. 그리곤 꽃밭에 서 있는 미캉의 곁으로 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미캉이 카메라를 보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자, 코비도 미캉을 따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지잉-
폴라로이드 기계로 찍은 덕분에 사진이 현장에서 바로 인쇄되었다.
“아.”
사진을 보니 코비의 눈에 제 연인이 너무나도 예뻐서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미캉 씨! 엄청나게 잘 나왔는데요?”
“정말? 다행이다. 근데 우리 코비는 왜 이렇게 어색해…. 그래도 귀엽지만!”
그러더니 돌연 코비의 볼에 입을 맞췄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미캉이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사실 아까 이렇게 하고 싶었는데, 코비가 엄청나게 부끄러워할 것 같아서.”
미캉의 말이 정확히 적중했다. 잠시 코비는 멋쩍은 듯 볼을 긁적이곤 미캉의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미소 짓곤 미캉에게 입을 맞췄다.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미캉 씨니까 아무래도 좋은걸요….”
“정말….”
점점 애정 표현이 익숙해지는 코비를 보던 미캉의 눈에 한 장미가 들어왔다.
“코비 머리 색….”
미캉은 흐뭇한 곡선을 입가에 그렸다.
“이 꽃 너무 예쁘다.”
“그, 그런가요?”
코비는 가까이 다가가서 미캉이 시선을 준 꽃을 같이 보곤 얼굴이 화악 붉어졌다. 언젠가 미캉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 벚꽃색이며, 자신의 머리색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던 코비의 눈이 미캉의 눈을 마주했다.
“꽃밭도 보는 것도 좋지만…. 난 아무래도 코비를 보는 게 더 좋은가 봐.”
“에,엣. 네?”
“꽃을 볼 때보다 코비를 볼 때 더 두근거리고 설레는걸.”
입 밖으로 말하고 나니 자신이 방금 전두엽을 거치지 않고 느낀 그대로 말한 것 같아. 미캉의 얼굴이 새빨갛게 붉어졌다. 그건 코비도 마찬가지였다.
“그, 그건 저도 그렇지만요…. 그래도.”
코비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미캉의 눈을 피해 잠시 옆을 바라보았다.
“고운 것을 보고 행복해하는 미캉 씨의 모습도 정말 좋아하니까요.”
“우으...정말…!”
미캉은 달아오른 얼굴을 손등으로 식히며 하늘을 보았다.


정원이 얼마나 큰지, 구경하는 와중에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가로등에 불이 하나둘 들어왔다.
“좀 어두워졌네…. 우리 관람차 타러 갈까? 위에서 보는 놀이공원을 놓칠 수는 없잖아?”
“좋아요.”
코비는 미캉의 손을 잡고 대관람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모두가 좋아하는 명소인지라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렸지만, 운이 좋게도 남들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기에 오자마다 바로 탈 수 있었다.
“...”
마주하며 앉으니 코비 머리에 있는 귀여운 토끼 머리띠가 미캉의 눈에 들어왔다.
“...머리띠 잘 고른 것 같아. 사실 중간에 빼도 되는데, 고마워. 끝까지 해줘서.”
“그야, 미캉 씨가 해주신 건데요! 당연한 겁니다.”
미캉이 웃을 때마다 어깨가 들썩거렸다. 몸이 움직일 때마다 미캉이 쓴 토끼 머리띠가, 정확히는 귀 부분이 흔들거렸다. 미캉에 관한 것을 놓칠 리 없는 코비는 흘러나오는 미소를 참다가 연인에게 들켜버렸다.
“아, 죄송해요! 토끼가 뛰는 것 같아서….”
“나쁜 의미는 아니지?”
코비의 말에 잠시 볼을 부풀리던 미캉에게 코비가 다급히 덧붙였다.
“귀여워서 그런 거라고요…!”
“...!”
코비의 말에 잠시 눈을 한 바퀴 데구루루 굴리다가 갑자기 토끼의 발바닥은 고양이나 개와 다르게 털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조잘조잘 말하는 미캉을 바라보는 코비의 머릿속에는 그저 제 연인이 귀엽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런 생각이 들키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치는 것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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