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미래의 연인이 왔다
미캉 26-02-19 20:52 40
어떤 시간의 장난일까. 지금 미캉의 눈앞에 있는 이 중년의 남성은 자신을 미래의 코비라고 소개했다. 미캉은 당연히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아무리 봐도 코비와 똑같은 목소리, 보라색 안경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다정한 눈동자가 그의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잠시 해군본부의 눈을 피해 미캉의 집으로 같이 피신한 그를 미캉은 '코비 씨'라고 불렀다.

그 역시 코비이지만 지금의 코비하고는 또 다른 사람이기도 하고. 아무리봐도 중년 도입에 다다른 사람의 얼굴이었으니까.

“음, 어떤 소녀가 코비 씨를 여기로 보냈다구요? 악마의... 열매겠죠?”
“네. 그런 것 같습니다.”

미캉은 집에 있는 악마의 열매 도감을 펼쳤지만 도통 비슷한게 없었다. 하긴 도감에 적혀 있는 것보다 없는게 더 많았으니까.

“흐음. 그런 능력을 가진 열매... 비슷한 것이 있지만, 이건 미래로 가는 건데.”

미캉은 도감에서도 의문증을 해소하지 못 한 답답함으로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책을 다시 책장에  꽂아 놓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있잖아요. 코비 씨.”
“네, 미캉 씨.”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되어요?”

‘코비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 코비 씨가 살고 있는 시간대에는 죽은 사람이에요?”

‘코비 씨’는 미캉의 말에 눈을 크게 뜨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왜... 그렇게 생각한 거예요?”
“코비 씨가 나를 보는 눈빛이 굉장히 그립고 애틋해서요.”

‘코비 씨’는 미캉의 말에 작게 미소를 지으며 엄지로 조심스레 미캉의 볼을 쓸어내렸다.

“그런 걸 말해줄 리가 없잖아요. ‘지금’ 당신의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 줄 알고요.”
“‘코비 씨’는 괜찮은 거예요?”

미캉의 말에 담긴 걱정어린 마음에 ‘코비 씨’는 미캉에게 닿았던 손을 내렸다.

“그럼요. 미캉 씨는 언제나 제 곁에 있으니까.”

그의 마음 속에 살아있다는 건지, 그의 옆에 계속 있다는 건지. 애매하게 말하는 그의 마음을 미캉은 알 수 없었다. 연륜의 노하우, 뭐 이런 거 때문이려나?

갸웃거리는 미캉의 모습이 여간 사랑스러웠던 ‘코비 씨’는 미캉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예전에도 지금에도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이었다. 어쨌든 23살의 미캉은 지금 18살의 코비의 연인이니.

“그럼, 이제 슬슬 미캉 씨의 연인을 부르는 게 좋겠습니다. 이 집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걸 알면 엄청 걱정할지도 몰라요.”

미캉은 고개를 끄덕이며 태양처럼 환하게 미소 지으며 전보벌레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코비. 있잖아 지금 우리 집에 와줄 수 있어?"

미캉의 말에 우당탕 움직이는 과거의 자신이 눈에 선해 '코비 씨'는 작게 쿡쿡 웃었다. 사실, 지금의 자신도 미캉의 말이면 앞뒤 생각 안 하고 그러는 걸. 어쩔 수 없었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자신들에겐 그저 태양 그 자체인 걸. 그건 18세의 자신도 동의할 것이다. 그나저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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