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표
미캉
25-11-16 15:15
40
그랜드 라인 위에서 해전이 벌어졌다. 포탄으로 인한 연기로 앞은 뿌옇게 흐린 시야. 몸을 에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해군과 해적들. 정상전쟁에 비할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아수라장이었다.
“휴….”
미캉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코비에게 금속의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미캉 씨. 이건 왜 절 주시는 거예요.”
코비의 눈에 보이는 것은 미캉의 군번표. 군대에서는 군번표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군번줄에 메어 목에 거는 이것은 자신이 전사했을 경우 신원을 알려주는 용도로 쓰고 있다. 군인이라면 모두 착용해야 하는데, 해군 본부 장교인 코비와 미캉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야. 군번표 하나는 내가 가지고, 하나는 보고용으로 본부에 제출해야 하잖아?”
“안 돼요…. 병사들을 구하러 가는 거면 제가 가겠습니다. 미캉 씨. 제발요.”
코비의 애원에도 미캉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코비는 해군에 있어서 중요한 사람이니까. 여기에서는 내가 나서야 해.”
“싫어요. 싫다고요!”
자신들은 해군이니 언제든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 올 것이리라 염두 하긴 했지만, 언제까지나 막연한 가정이었다. 이렇게 바로 눈앞에서 자기 연인을 저 멀리 손이 닿지 않는 사지(死地)로 보내는 일은 상상에도 없던 일이었다.
차랑
미캉은 자신의 군번표를 코비의 손에 쥐어 주며 평소처럼 편안한 호선을 눈꼬리에 그리며 미소 지었다. 그것이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미소임을 알기에 코비는 금세 목이 메어 뭐라 말하지 못하고 눈물을 그렁그렁 흘려 버렸다.
“미캉 씨….”
왜 자신은 언제나 울기만 하는 것일까. 코비는 소매로 눈물을 벅벅 닦아냈다.
“가지러 다시 돌아갈 거니까. 알았지?”
“아….”
미캉은 코비에게 입을 맞추곤 뒤돌아서 해군 코트를 다시 고쳐 입고 잡힌 병사들이 더 멀어지기 전에 발을 디뎠다. 코비가 그녀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는 그 순간.
“-!”
코비가 눈을 감았다가 뜨니 아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자신의 품에는 미캉이 새근새근 숨을 쉬며 깊은 잠을 자고 있었고, 두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는 미캉의 집에서만 나는 특유의 편안한 향이 이곳이 바로 현실임을 깨닫게 했다.
‘꿈이었구나.’
코비가 안도의 한숨을 쉬자, 코비의 품을 차지하고 있던 미캉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이 움직임마저 사랑스럽다고 느껴지는 자신이 못 말린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것만이 코비에겐 진실이었으니까.
‘좀 더. 지금보다 훨씬 강해져야만 해.’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보다 자신이 아끼는 친구와 동료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것도 코비에겐 너무나도 중요했다.
“우으...”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하던 코비의 팔에 힘이 좀 들어간 듯하다. 미캉이 숨이 무의식적으로 괴로운 신음을 내는 것을 보니.
“아….”
코비는 자신도 모르게 꽉 안았던 팔을 풀고 미캉 쪽의 이불을 고쳐 덮어주니 다시 평온하게 자는 미캉의 얼굴이 보였다.
“지금은 조금만 더….”
지금은 제 품에 안겨 있는 미캉을 밀어낼 생각이 없어서 다시 단잠을 청해보기로 한다. 조금이라도 더 평생토록 안고 싶은 사람이 제 품에서 편안하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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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
미캉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코비에게 금속의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미캉 씨. 이건 왜 절 주시는 거예요.”
코비의 눈에 보이는 것은 미캉의 군번표. 군대에서는 군번표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군번줄에 메어 목에 거는 이것은 자신이 전사했을 경우 신원을 알려주는 용도로 쓰고 있다. 군인이라면 모두 착용해야 하는데, 해군 본부 장교인 코비와 미캉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야. 군번표 하나는 내가 가지고, 하나는 보고용으로 본부에 제출해야 하잖아?”
“안 돼요…. 병사들을 구하러 가는 거면 제가 가겠습니다. 미캉 씨. 제발요.”
코비의 애원에도 미캉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코비는 해군에 있어서 중요한 사람이니까. 여기에서는 내가 나서야 해.”
“싫어요. 싫다고요!”
자신들은 해군이니 언제든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 올 것이리라 염두 하긴 했지만, 언제까지나 막연한 가정이었다. 이렇게 바로 눈앞에서 자기 연인을 저 멀리 손이 닿지 않는 사지(死地)로 보내는 일은 상상에도 없던 일이었다.
차랑
미캉은 자신의 군번표를 코비의 손에 쥐어 주며 평소처럼 편안한 호선을 눈꼬리에 그리며 미소 지었다. 그것이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미소임을 알기에 코비는 금세 목이 메어 뭐라 말하지 못하고 눈물을 그렁그렁 흘려 버렸다.
“미캉 씨….”
왜 자신은 언제나 울기만 하는 것일까. 코비는 소매로 눈물을 벅벅 닦아냈다.
“가지러 다시 돌아갈 거니까. 알았지?”
“아….”
미캉은 코비에게 입을 맞추곤 뒤돌아서 해군 코트를 다시 고쳐 입고 잡힌 병사들이 더 멀어지기 전에 발을 디뎠다. 코비가 그녀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는 그 순간.
“-!”
코비가 눈을 감았다가 뜨니 아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자신의 품에는 미캉이 새근새근 숨을 쉬며 깊은 잠을 자고 있었고, 두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는 미캉의 집에서만 나는 특유의 편안한 향이 이곳이 바로 현실임을 깨닫게 했다.
‘꿈이었구나.’
코비가 안도의 한숨을 쉬자, 코비의 품을 차지하고 있던 미캉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이 움직임마저 사랑스럽다고 느껴지는 자신이 못 말린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것만이 코비에겐 진실이었으니까.
‘좀 더. 지금보다 훨씬 강해져야만 해.’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보다 자신이 아끼는 친구와 동료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것도 코비에겐 너무나도 중요했다.
“우으...”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하던 코비의 팔에 힘이 좀 들어간 듯하다. 미캉이 숨이 무의식적으로 괴로운 신음을 내는 것을 보니.
“아….”
코비는 자신도 모르게 꽉 안았던 팔을 풀고 미캉 쪽의 이불을 고쳐 덮어주니 다시 평온하게 자는 미캉의 얼굴이 보였다.
“지금은 조금만 더….”
지금은 제 품에 안겨 있는 미캉을 밀어낼 생각이 없어서 다시 단잠을 청해보기로 한다. 조금이라도 더 평생토록 안고 싶은 사람이 제 품에서 편안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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