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우는 다짐
미캉 26-06-08 19:55 17
“저 두 분, 정말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이하동문. 사내 연애의 올바른 표본 같은 느낌?”
“그렇지?”

코비와 미캉이 연인 사이라는 것은 이젠 해군 본부 내의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그들이 솔로인지 묻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걸 두 사람은 딱히 신경 쓰지도 않았다.
물론, 인지 자체를 못 한 것도 한 몫하긴 했지만.


* * *


두 사람은 해군 본부 내부에 있는 작은 공원을 같이 발맞춰 걷고 있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들이지만, 둘 다 본부 내에 있을 때는 서로를 위한 시간을 꼭 내었다.
미캉이 주위를 잠시 둘러보곤 자신의 연인을 눈에 담았다.

그를 보는 눈빛에는 사랑이 선명하게 보였다.

“벌써 여름이 오려나 봐. 햇빛이 엄청 강하네.”
“그러게요.”

미캉의 손을 잡고 발맞춰 걷던 코비에게서 작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당연히 미캉이 그걸 놓칠 리가 없었다.

“코비, 무슨 고민있어?”“아, 아뇨! 그냥. 그…. 오늘 올라온 서류를 어떻게 처리할지, 갑자기 마음에 걸려서요.”
“푸흐, 정말이지.”

미캉이 코비의 볼을 콕 누르며 배시시 눈꼬리에 호선을 그렸다.

“코비라면 알아서 잘하겠지만, 그래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의지해줘. 응?”
“헤헤 감사합니다. 미캉 씨.”

요즘 코비는 남들에게 말 못 할 고민이 하나 있었다. 제 눈에 보이는 미캉이 날이 갈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제 눈에 그렇게 보이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쯤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코비는 확신하고 있었다.

고민은 그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미캉을 자신만이 볼 수 있게 어딘가에 가둬두고 싶다고, 묻어둔 마음이 불쑥불쑥 표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코비 본인이 생각해도 이건 잘못된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미캉의 따듯하고 구름처럼 몽글몽글한 사랑스러움을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는 것이 코비는 아주 가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 그 감정이 들었을 때는 자신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랐었다.
자신이 뭐라고 그녀를 구속한단 말인가. 범죄라는 법적인 것까지 갈 필요가 없는 사항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불경한 마음이 좀 더 자주 올라오는 것 같다.
자신이 인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문제는 당연히 안 되는 그것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시도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생기려고 하고 있었다.

그 ‘합리적인 이유’는 자신의 연인은 자신이 보는 것들 줄 가장 귀여운 사랑스러움을 독점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절대 그래서는 안 되었다.
코비는 다짐하듯 미캉과 잡지 않은 손을 주먹 쥐었다.

“오늘은 저녁때 뭐 하실 거예요?”
“음- 코비는? 혹시 훈련할 거면 같이 하자.”
“-! 좋아요! 그럼 이따가 볼 수 있겠네요.”
“헤헤. 오랜만에 대련도 해보자. 괜찮지?”
“당연하죠! 소장 님!”

이번에는 꼭 당신을 꼼작 못 하게 하겠다는 코비의 말에 미캉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는 간단히 제압했었지만, 이젠 자신도 전력을 다해 코비를 상대하는 경지까지 올라왔다.

“이번에도 코비한테 많이 배우겠는걸?”

미캉이 코비를 보며 태양처럼 환하게 웃자, 그가 사랑하는 녹안이 잘 절삭된 에메랄드처럼 반짝거렸다.

그 순간, 그녀에게 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코비만의 계약서에 도장이 꾹 찍혔다. 그런 삿된 마음이 들수록 그녀를 사랑하겠노라.

코비의 마음속에 다짐이 굳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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